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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재테크박람회(행복한 노후 탐구④) “황혼이혼 도장 찍었더니 내 연금이 반쪽됐다” [행복한 노후 탐구]

2021-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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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파탄이 걱정되니 더 늦기 전에 손절해야 합니다.”

고령화·저출산으로 받을 사람은 늘고 낼 사람은 줄어 들자, 연금 파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거센 불만이 터져 나온다. 30대 회사원 K씨는 “정부가 세금을 ‘국민연금’이라고 쓰고 강제로 걷어가고 있다”면서 “내가 연금 받을 나이엔 돈이 남아있을 것 같지 않는데 원하는 사람만 들 수 있게 선택하는 제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에선 상황이 어떨까. 일본은 지난 2008년을 정점으로 인구 감소 시대로 돌입해 앞으로 40년 동안 고령자 수가 계속 늘어난다. 일본도 연금 재원이 되는 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젊은이가 줄고 있어 연금 고갈을 우려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물론 그래도 일본이 우리보다는 사정이 낫다. 지난해 일본 출산율은 1.34명이었고 한국은 0.84명이었다).



분할연금은 가정에서 자녀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느라 연금에 가입하지 않았어도 혼인 기간 기여한 점을 인정해 일정 수준의 노후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다. 일본을 비롯, 한국, 영국, 독일 등이 시행 중이다. /일러스트=정다운 조선디자인랩 기자


일본 최고의 노후 문제 해결사로 꼽히는 요코테 쇼타(横手彰太)씨는 이달 초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에도 연금 고갈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그럴 일은 없다고 본다”면서 “표가 필요한 정치인들에게 고령자는 중요한 지지층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령자들의 생활 기반인 연금을 정치인들이 멈추게 하진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요코테씨는 지난 4월 출간 이후 일본에서 경제 부문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노후 연표’를 쓴 은퇴 전문가다. 한국에선 ‘나이 드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중앙북스)’라는 제목으로 출간됐다.

⇒첫 번째 인터뷰는 여기(“누워 사는 100세 무의미... 건강하려면 ‘내가 먼저’라는 생각 가져야”)를 누르세요, 조선닷컴에서만 실행됩니다.

요코테씨는 “연금 제도가 파탄나면 국가가 4분의 3을 지원해 이미 재정 부담이 큰 생활보호자(우리나라의 기초생활수급자)도 급증할 수밖에 없다”면서 “연금 제도는 없어지지 않겠지만 금액은 줄어들고 수급 개시 연령이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에선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이 원래 55세였는데 1954년에 남성 60세, 1985년에 여성 60세로 바뀌었고, 지금은 65세로 높아졌다고 한다.


국민연금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연금 수령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 연금수령 개시 시점(나이)이 되면 기본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지만 시기를 앞당겨서 받는 ‘조기노령연금’, 미뤄서 나중에 받는 ‘노령연금 연기제도’도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연금 제도가 결코 없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요코테씨는 노후에 부러지지 않을 튼튼한 기둥이 되어줄 연금을 소중히 키우라고 말한다. 연금은 현역 시절 노력의 결과인 만큼,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미리 납부하지 않으면 노후에 받을 연금은 없다는 것이다. 


은퇴 후엔 현역 시절과 달리 매달 가계가 적자가 되기 쉬운 구조로 바뀐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요코테씨는 강조했다. 그는 “노후 파산을 겪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패턴 중 하나가 바로 연금 수입이 없다는 것”이라며 “나이가 들면 돈을 벌 힘이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연금액이 적으면 파산 확률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후에 매달 연금으로 22만엔(약 227만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A씨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65세에 생각지 못하게 황혼 이혼을 하면서 연금을 쪼개야 했고, 지금은 월 13만엔으로 혼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A씨처럼 황혼이혼 때문에 연금이 반쪽나는 사례는 일본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한국도 황혼이혼이 늘어나면서 이혼한 배우자와 국민연금을 나눠 갖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이혼 후에 부부가 국민연금을 나눠 받는 이른바 ‘분할연금’ 건수는 지난 2021년 6월 기준 4만8450명으로 집계됐다. 2010년만 해도 4632명 정도였는데, 10년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부부는 경제 공동체이기 때문에 혼인 기간에 해당하는 연금액은 균등하게 나누는 것이다.

김동엽 미래에셋 투자와연금센터 상무는 “분할연금은 이혼한 배우자와 혼인을 5년 이상 유지했고 전 배우자와 본인 모두 노령연금 수급 연령이 되는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다”면서 “분할 비율은 부부가 서로 합의해서 정할 수도 있으며, 맞벌이의 경우엔 크로스로 청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재혼한 경우엔 같이 산 기간만큼 전 부인과 현 부인이 연금을 나눠 받는다고 한다.

남편이 30년 동안 연금을 부었고 같이 산 기간은 20년인 부부의 예를 들어보자. 남편이 받을 예상 연금액이 150만원이라면, 같이 산 기간(연금 납입 기간의 3분의 2)이 분할 대상(100만원)이고, 아내는 그 절반인 50만원을 국민연금공단에 청구해서 받을 수 있다. 아내가 자격을 갖춘 뒤 5년 이내에 연금 수급권을 청구하지 않으면 소멸되니 주의해야 한다.

<행복한 노후 탐구 시리즈>

①“은퇴하고 집 줄여도… 부부에겐 각방 필요하다”

②부부 10쌍 중 6쌍은 따로 잔다… 이유는 바로…

③“누워 사는 100세 무의미... 건강하려면 ‘내가 먼저’라는 생각 가져야”



 


원문 보기 : https://www.chosun.com/economy/stock-finance/2021/11/30/HCKAP5GNOFG67AE6CBFJYAYC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