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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제로금리 시대 올 것… 홈런보다는 안타를 노려라"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재테크 박람회 개막

"내년 부동산 시장엔 악재 없어… 신축 아파트 많이 들어서는 강남·고덕·신길 추천할만"
"투자하려면 무조건 쪼개라, 주식·채권 등 골고루 나눠야"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초(超)저금리 시대, 내년 재테크 계획을 세우려는 투자자들은 고민에 빠졌다. 은행 예금이자는 쥐꼬리만 하다. 미·중 무역 분쟁에 짓눌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별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을 비롯한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막상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6일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선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한 고수들의 강연이 진행됐다.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지만 투자자들은 한파를 뚫고 박람회장을 찾았다. 강연장에 비치된 의자 1000개가 모자라 서서 듣는 사람이 즐비했다. 앉아 있건 서 있건 강연 내용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꼼꼼히 받아적고 사진으로 찍는 모습은 한가지였다.

◇강남·고덕·신길이 유망… 청약은 가점에 따라 전략 세워야

이번 재테크 박람회에서 최고 인기 강의는 단연 부동산이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상승 전환을 예견해 '족집게'로 이름을 날린 이상우 익스포넨셜 대표는 "내년에는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없다"면서 "내년 전망을 좋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했다. 그는 신축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는 신길·고덕, 전통적인 '명품 부동산'인 강남 등 3곳을 추천 지역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강남에서도 오래된 200~400세대 소규모 아파트 등은 저평가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재건축이 어려워지면서) 분담금을 많이 내더라도 빠르게 리모델링을 진행하려는 수요가 많아지면서 이 아파트들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했다.

알짜 재테크 정보를 향한 뜨거운 관심은 한파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6일 서울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강연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이 정숙희 내꿈사 대표의 ‘분양가 상한제 시대의 전세 난민 탈출 비법’ 강의에 귀 기울이고 있다.
알짜 재테크 정보를 향한 뜨거운 관심은 한파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6일 서울 대치동 세텍에서 열린 ‘2020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강연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이 정숙희 내꿈사 대표의 ‘분양가 상한제 시대의 전세 난민 탈출 비법’ 강의에 귀 기울이고 있다. /김연정 객원기자
'청약 당첨은 운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정숙희 '내꿈사'(내 집 마련을 꿈꾸는 사람들) 대표는 "강남권(64점 이상), 강북권(60점 이상), 서울 내 비인기 지역(50점대) 등 자신의 청약 가점과 자금 여력에 따라 냉정하게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금 여력도 없고, 청약 가점도 낮다면 아직 추첨제가 남아 있는 비조정지역을 노려볼 만하다고 했다.

김은진 레오대출연구소 대표는 "저금리 시대엔 상환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대출 내서 집 사는 편이 주거 안정과 집값 상승 측면에서 이득"이라고 했다. 그는 "같은 대출자라도 은행별로 대출금리는 물론 주택담보 대출 한도도 차이가 난다"면서 "꼼꼼하게 비교해서 본인 상황에 가장 맞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부동산 간접 투자인 '리츠'를 소개한 김진희 이지스자산운용 이사는 "공모 리츠를 정기적으로 조금씩 사 모아서 장기간 보유하라"고 조언했다.

◇주식, 리츠, 채권 나눠 담아야

‘청약 도사’로 유명한 정숙희 내꿈사 대표가 6일 ‘2020 재테크 박람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청약 도사’로 유명한 정숙희 내꿈사 대표가 6일 ‘2020 재테크 박람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
강남 부자들의 자산을 관리하는 스타 PB(프라이빗 뱅커) 3인방인 김은아 대신증권 이사, 유유정 신한은행 PB팀장, 윤보원 하나금융투자 상무는 금융 자산 1억원을 어떻게 분산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김 이사는 한국·독일 주식을 위험 자산으로 40%, 리츠·부동산 펀드를 인컴(income) 자산으로 50%, 그 외 현금성 자산에 10% 배분하라고 추천했다. 유 팀장은 "무조건 쪼개고 분산하라"면서 한국·미국·베트남 주식(45%), 리츠·ELS(20%), 채권·달러·금(35%) 등에 골고루 투자할 것을 권했다. 윤 상무는 반도체 기술주를 중심으로 위험 자산 비중을 높일 것을 권하면서 꾸준한 수익을 내는 사모펀드 투자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올해 '연봉킹 PB'로 주목받은 서재영 NH투자증권 상무는 변화하는 산업 트렌드에 맞춰 투자하는 법을 소개했다. 서 상무는 "10억명이 평균 1시간 이상 시청하는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며 "텐센트, 아마존 등 글로벌 1등 하는 플랫폼 기업에 장기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3년 제로금리 시대 올 것

증권업계 30년 경력의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 전무는 "2023년이면 한국에도 제로(0) 금리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이기 때문에 투자자들도 두 눈 바짝 뜨고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전무는 "금리가 낮아져 한 번에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곳은 없다"며 "글로벌 배당주 등 지속적으로 현금 흐름을 만들어 낼 기회를 찾으라"고 말했다. '홈런보다는 안타를 노리라'는 것이다. 이날 강연한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 자산 증식을 위한 자본시장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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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7/20191207000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