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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맘 재테크는 원금 사수가 기본, 예적금·간접투자 꼭 하세요”

재테크 박람회 연사에게 듣는다 : 파워블로거 박현욱씨


“보통 전업 주부들은 재테크에 뛰어드는 것을 무서워해요. ‘남편이 벌어온 피 같은 돈을 까먹지 않을까’, ‘결혼 후 직장 관두면서 받은 퇴직금을 날리진 않을까’ 하는 공포가 큰 거예요. 그래서 전업맘일수록 재테크는 철저히 ‘원금 사수’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재테크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전업주부인 박현욱(필명 슈엔슈)씨는 다음 달 열리는 ‘2021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재테크 여왕의 똑똑한 투자법’이란 주제로 연단에 설 예정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재테크 블로그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자 전업주부인 박현욱(필명 슈엔슈)씨는 다음 달 열리는 ‘2021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재테크 여왕의 똑똑한 투자법’이란 주제로 연단에 설 예정이다. /김연정 객원기자


재테크 관련 파워블로거 박현욱(필명 슈엔슈)씨는 지난 9일 본지 인터뷰에서 “많은 주부들이 남편 월급만으로 생활하기 빠듯해하면서도 재테크에 도전하는 것을 망설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2학년 두 딸을 둔 전업 주부 박씨는 2015년부터 네이버에 ‘재테크의 여왕 슈엔슈’ 블로그를 운영하며 3만8000명이 넘는 구독자에게 다양한 투자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달엔 블로그 누적 페이지뷰(PV)가 1000만뷰를 넘어섰고, 작년에 발간한 저서 ‘전업맘, 재테크로 매년 3000만원 벌다’는 예스24 경제·경영 분야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박씨는 조선일보 주최로 다음 달 개최되는 ’2021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재테크 여왕의 똑똑한 투자법’이란 주제로 연단에 올라 그만의 투자 비결을 공개할 계획이다.

위험한 주식보다는 예·적금, 간접투자 상품 위주로

과거 삼성증권에서 14년간 PB(프라이빗 뱅커)로 일했던 박씨는 지난 2014년 5월 두 돌이 채 안 된 둘째 딸이 자꾸 아프자 퇴직을 결심했다. 반년 정도 공기업에 다니는 남편의 월급만으로 가계부를 꾸려봤지만 살림살이는 생각 이상으로 빠듯했다고 한다. 박씨는 퇴직금으로 받은 1억원을 종잣돈 삼아 그해 연말부터 재테크를 본격 시작했다. 증권사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제일모직 공모주 투자에 나선 것이 첫걸음이었다. 지금은 총 3억원 정도를 굴리며 연간 8~10%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박씨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떤 상품으로 차 있을까. 그는 “내 투자 자산의 절반은 3년 이상 만기인 예·적금 상품에 들어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금이 초저금리 시대라고 하지만 시장에 관심을 갖고 잘 찾아보면 연간 수익률 4~5%짜리 고금리 특판 상품이 드문드문 나온다. 예·적금은 원금을 까먹지 않고 매일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최고의 투자 상품”이라며 “특판 상품은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데 많은 사람이 귀찮아서 안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나머지 절반의 자산 중 상당분도 ELS(주가연계증권)와 ETF(상장지수펀드) 같은 간접투자 상품에 투자한다고 했다. 그는 “전업 주부에게 직접 주식투자는 가급적 권유하지 않는 편”이라며 “아이들 돌봐야 하는 주부가 매일 등락을 거듭하는 주식에 신경을 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가족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일까지 생긴다”고 말했다.

전업주부라면 내년 ISA 꼭 가입해라

박씨는 새해 전업주부들이 꼭 가입해야 하는 투자 상품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꼽았다. ISA는 하나의 계좌로 예금이나 펀드 등 여러 금융 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만능 통장’이라 불린다. ISA를 통해 벌어들이는 이자와 배당·양도소득에 대해선 현행 기준 최대 400만원(서민·농어민형 400만원, 그 외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ISA 계좌는 국내 약 200만개가 개설된 상태다. 박씨는 “지금까지 ISA는 근로소득이 있는 사람만 가입이 가능했지만 내년부터는 전업주부도 가입이 가능해졌다”며 “재테크의 기본은 절세다. 세테크(절세)를 하다 보면 다른 재테크에도 자연스레 눈을 뜨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테크에 관심 있는 주부들은 무엇을 교재 삼아 투자 공부를 해야 할까. 박씨는 “신문에 나오는 경제 기사야말로 최고의 교재”라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큰 제목 위주로 훑어보다가 점차 작은 제목까지 읽고, 속도가 붙기 시작하면 펜을 들고 원하는 부분을 줄 쳐가며 보면 된다”며 “하루에 20분만 신문을 보고 경제 이슈를 따라가면 재미도 느끼고, 양질의 투자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지금까지 6년간 재테크로 약 1억8000만원을 벌었다고 한다. 그는 “재테크로 번 돈은 매달 나가는 아이들 학원비와 1년에 한 번 정도 가는 해외여행으로 소비한다”며 “내년에는 남편 차를 바꿔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economy/economy_general/2020/11/19/4QUTDO6NDFDFBGELAOOAFYGOG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