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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돈 더 풀려 집값 오른다” vs “다주택 매물 쏟아져 10% 내린다”

내달 재테크 박람회서 ‘부동산 배틀’ 벌이는 이상우·이광수


올해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에도 줄기차게 상승 곡선을 그렸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9.1%에 달했고,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터진 세종(31.6%)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는 집값을 잡겠다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강력한 규제를 잇달아 내놓았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새해 아파트 값은 올해처럼 계속 오를까, 아니면 하향 곡선을 그릴까?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왼쪽)와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다음 달 개최되는 ‘2021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내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는 ‘부동산 배틀’(4일 오후 2시 30분)을 벌인다. /김연정 객원기자
새해 아파트 값은 올해처럼 계속 오를까, 아니면 하향 곡선을 그릴까?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왼쪽)와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은 다음 달 개최되는 ‘2021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 내년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예측하는 ‘부동산 배틀’(4일 오후 2시 30분)을 벌인다. /김연정 객원기자


다가오는 새해에도 집값은 계속 상승할까? 아니면 거품이 빠지며 하향 곡선을 그릴까? 조선일보 주최로 다음 달 4~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3호선 학여울역)에서 열리는 ‘2021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에서는 이상우 인베이드 투자자문 대표와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이 차례로 연단에 올라 내년 시장 향방을 예측하는 ‘부동산 배틀’(4일 오후 2시 30분)을 벌인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낙관론자이고, 이 위원은 대표적인 비관론자다. 이들을 미리 만나 새해 부동산 전망에 대해 물었다.

◇“내년에도 집값 오른다” vs “10% 가까이 하락한다”

과연 내년에도 집값이 계속 오를지에 대해 두 전문가는 완전히 다른 견해를 내놓았다. 이 대표는 “집값은 계속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근거는 경기 회복과 시중에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이다. 이 대표는 “최근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을 보면 ‘과연 코로나 사태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글로벌 소비도 점차 회복됐고, 1~2분기의 힘들었던 상황은 완전히 잊힌 상태”라며 “내년에는 코로나가 진정되면서 성장률이 큰 폭으로 뛰고, 아파트 수요자의 소득도 상승해 시중에 더 많은 돈이 돌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드는 점도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았다. 이 대표는 “서울에선 올해 약 4만호의 신규 입주 물량이 나왔지만 내년에는 2만9000호 정도로 감소할 전망”이라며 “서울에 있는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폭발적이기 때문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예측했다.

반면 이 위원은 “집값이 하락 전환할 것”이란 진단을 내놓았다. 이 위원은 “한국의 집값을 움직이는 것은 투자 수요인데 부동산 관련 세금이 급증하면서 투자 수익률이 급감했다”며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도 줄 것이다. 최근 아파트 거래량이 급감한 것도 투자 수요가 감소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세금을 견디지 못한 물량이 시장에 다수 나올 것”이라며 “평균적으로 10% 정도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른바 ‘강남 불패’(서울 강남의 집값은 계속 오른다는 의미)도 새해에는 깨질 공산이 크다고 예측했다. 이 위원은 “모두가 서울 강남에 살고 싶어 한다지만 이는 실수요가 아니라 막연한 잠재 수요일 뿐”이라며 “지금까지 상승 폭이 가장 컸던 강남이야말로 집값 하락의 여파가 가장 클 것”이라고 말했다.

◇“소중한 내 자산 지켜야” vs “빨리 파는 게 위너(winner)”

정부는 종부세와 양도세 강화, 공시지가 현실화 정책 등을 발표하며 다주택자에 대해 집을 팔도록 유인하고 있다. 다주택자는 집을 팔아 세금 폭탄을 피하는 게 답일까?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내가 일군 소중한 자산을 남이 와서 ‘내놓아라’ 한다고 쉽게 포기할 수 있나”라며 “집을 파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스스로를 내가 속한 ‘가문(家門)’의 재산 관리자라 생각하고, 가문의 재산을 지킬 고민을 해야 한다”며 “세금을 안 낼 수는 없겠지만 자녀에게 증여 등을 통해 절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위원은 “정부가 바뀌어 세금이 감면되길 기다리는 것은 너무 막연한 기대”라며 “다주택자는 더 기다리지 말고 집을 파는 게 합리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유세가 강화되는 내년 6월이 다가올수록 매물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에 빨리 팔수록 위너(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고 했다. 이 위원은 “무주택자는 천정부지로 솟은 집값에 ‘패닉 바잉(panic buying)’하지 말고, 내년 집값이 떨어지면 시장을 관망하다가 거래량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할 무렵 아파트 구매를 고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전세 대란 당분간 이어질 것”

최근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전세 대란’이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1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 수급 지수는 130.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세 수급 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1에서 200 사이 숫자로 표시된다.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하단 의미다. 서울의 전세 수급 지수는 상반기까지 100~110에 머물렀으나 새 임대차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직후인 8월 둘째주부터 처음으로 120선을 넘었다.

두 전문가는 내년에도 전세 대란이 당분간 계속되리라는 것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이상우 대표는 “1주택자라도 규제 지역 내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워야 하는 등 정부 정책으로 인해 전세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든 데다, 올해 실시된 임대차 3법으로 집주인들이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이 더 심해졌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최근 공급 물량이 줄어든 원인을 ‘저금리에 따른 집주인의 전세 기피’로 돌리려는 목소리가 정부에서 나오고 있는데, 정책 담당자들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economy/real_estate/2020/11/18/CSCEMUZHA5ESXCFW3RN7NU6U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