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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희 “소리 지르며 뛰어다녔다, 주식 충동 매수 참으려고” [연사 릴레이 인터뷰] 개그맨 출신 투자자 황현희

“얼마 전 찬물로 샤워한 뒤에 소리 지르면서 동네를 뛰어다닌 적이 있어요. 주식을 사고 싶다는 충동을 참으려고요.”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이자 성공한 전업 투자자로 변신한 황현희씨는 “가장 중요한 투자 전략 중 하나가 ‘참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불편한 진실’,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 등으로 이름을 알렸던 그는 2014년 방송국으로부터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고 방황하다 투자로 눈을 돌려 성공했다. “인기 개그맨으로 산 10여 년 동안 번 돈을 압도할 정도의 수익”을 냈고 경제적 자유를 얻었다고 했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그는 “시장의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지금 같은 때는 무언가를 결정하지 않겠다고 결정해야 할 때”라고 했다.

황씨는 조선일보가 12월 16~17일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개최하는 ‘202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첫날 연사로 참여해 투자 철학을 나눌 예정이다. 박람회 홈페이지(chosun-moneyexpo.co.kr)를 통해 사전 등록을 하면 선착순 강연 신청이 가능하다.



KBS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성공한 전업 투자자로 변신한 황현희씨는 "지금처럼 시장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시기에는 투자 결정을 내리지 말고 경제 공부를 하며 기회를 노려야 한다"고 했다. 그는 12월 16~17일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202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연사로 참여한다. /박상훈 기자


◇“모두의 환호성, 모두의 비명에 속지 말자”

-투자자로 ‘업종 전환’을 한 이유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열심히 개그를 하면서 살았는데 그만두라고 하더라. 인생을 10년 넘게 바친 일이 하루 만에 사라질 수도 있구나 싶었다. 6개월 동안 아무것도 못 하고 고민을 하다 우연히 지갑을 봤는데 그 안에 돈이 보였다. 일은 사라져도, 일을 통해 번 돈은 아직 내 소유로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동안 피땀 흘려 번 돈을 투자로 불려보자’라고 결심했다.”

-그렇더라도 성공하긴 쉽지 않았을 텐데.

“나는 겁이 정말 많다. 그래서 오히려 돈을 불릴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자산 가격 상승으로) 너무 들떠 있으면 광기(狂氣)가 느껴져 무섭다. 반대로 모두가 ‘지금 투자하면 큰일 난다’고 움츠러들어 있을 때도 그 쏠림이 정상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절대 남의 환호성에 들어가지(투자하지) 말고, 남의 비관론에 물러서지 말자’라는 것이 나의 원칙이고 지금까지는 성공을 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투자했나.

“첫 투자는 부동산이었다. 지금 기준으로 보면 ‘얼마나 벌었길래 그 비싼 부동산부터 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첫 투자를 하겠다고 나선 때가 2016년이었다. 사람들이 일본의 부동산 거품 붕괴가 한국에서 일어날 것이라 했고, 저출산으로 부동산은 이제 끝이라고 했다. 어머니까지도 내가 부동산 얘기를 꺼내면 ‘지금 제정신이냐’고 했다. 그때 ‘지금이다’라고 무릎을 쳤다. 모두가 비명을 지를 때였으니까. 그때 나는 서울 용산에 아파트 분양을 받고, 송도엔 ‘갭 투자’(전세 끼고 부동산 매입)를 했다. 그것이 나의 투자 밑천이 됐다.”

-부동산 가격이 최근 많이 하락하고 있는데 불안하지 않나.

“지난 몇 년간은 내가 앞서 말한 ‘모두가 너무 들떠 있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전세금이 너무 올랐다. 그래서 나는 최근 전세를 모두 월세로 일단 전환을 해두었다. 시장이 아직 완전히 한 방향으로 쏠렸다기보다는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나 규제도 계속 바뀌는 탓에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어느 정도의 현금 흐름을 준비해둬야 할 때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경제 공부하기 딱 좋은 때”

-부동산 외에는 어떤 자산에 투자했나.

“열심히 공부해서 고른 미국 주식, 달러, 그리고 약간의 가상화폐(비트코인·이더리움)에 투자했다. 주식은 대부분 정리했고 다음번 ‘기회’가 올 때 이를 잘 잡을 수 있도록 달러는 현금으로 어느 정도 남겨 두었다.”




-‘열심히 공부’는 어떻게 하나.

“어떤 책, 어떤 유튜브 채널을 추천하는지 문의가 많은데 나는 그럴 때 ‘최대한 모든 것을 다 보라’고 답한다. 대학 입시를 위해 우리는 12년, 요즘은 그 이상 준비를 한다. 투자는 반대로 남이 해주는 얘기를 듣고, 자신의 감만 믿고, 운이 좋아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절대로 불가능하다. 나는 신문은 매일 꼼꼼히 다 읽고, 시중에 나온 책은 웬만하면 구해서 보고, 경제 유튜브 채널도 두루 섭렵한다. 한국·미국 할 것 없이 경제 동영상을 찾아보고 때로는 휴대전화 3대를 한꺼번에 켜놓고 시청을 하기도 한다.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지금은 ‘경제 공부하기 딱 좋은 때’라고 했는데, 투자하기 좋은 때는 언제쯤 올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말 한마디에 시장이 급락·급등하는 지금 같은 때는 기다려야 한다. 사람들이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때이다.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세상을 보는 눈이 생긴다. 이런 눈을 기른다면 다음 ‘기회’가 보이고 용기 있는 투자도 가능할 것이다. 사람들은 ‘운이 좋았다’고 말할지 몰라도 외환 위기·금융 위기를 공부해둔 사람만 코로나 초기 폭락장을 기회로 포착하고 돈을 벌 수 있었다. 지금은 내공을 기를 때다. 명심하자. ‘쉬는 것이 가장 좋은 투자 전략일 때가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돈 벼락 맞으러 오세요”… 재테크 박람회 사전등록하면 입장료 등 무료

12월 16~17일 이틀간 서울 대치동 세텍(SETEC)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재테크 행사 ‘2023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 사전 등록이 23일부터 시작됐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는 증시·부동산·세금 등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은 물론 재야의 재테크 고수들까지 합세한다. 재테크 박람회 홈페이지(www.chosun-moneyexpo.co.kr)에서 사전 등록을 하면 강연 참가, 1대1 PB·세무사 상담(조선일보 구독자만 가능), 전시회장 입장 등을 무료로 할 수 있다. 현장 등록은 입장료(5000원)를 내야 한다.

행사 첫날인 16일 오프닝 세션에서는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이 내년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경제 분석의 신(神)’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한국 가치 투자의 대부’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의장, ‘염블리’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 등 증권가 최고 전문가들이 이틀 동안 연사로 나선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 이동현 하나은행 부동산센터장이 각각 강연할 예정이다. ‘서초동 경매 1타 강사’ 이소라 헤리티지 대표(필명 나땅)는 ‘강남 아파트 손에 쥘 수 있는 내년 경매 시장’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조선일보는 아울러 박람회에서 전시 부스를 운영할 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재무 설계, 창업 자문, 부동산, 상속·증여 컨설팅, 실버타운, 의료 기기, 병원, 여행 등 재테크 관련 모든 분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다. 부스 참가비는 부스(3x3m)당 300만원이고, 신청서와 전시회장 안내는 박람회 홈페이지에서 열람 가능하다. 신청서는 11월 30일까지 접수를 받지만, 조기 마감될 수 있다. 사전 등록과 전시 부스 관련 신청·문의는 재테크박람회 운영사무국(1855-3568, money@chosun.com)으로 하면 된다.




       김신영 기자
                    조선일보 경제부 김신영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