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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재테크박람회“투자 혹한기 닥칠 수도… 빚부터 줄여놔라”

2020-11-06
조회수 989

내달 재테크 박람회 기조연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


“투자 시계로 봤을 때 지금은 뜨거운 여름이다. 그러나 곧 닥칠 추위에 대비해야 한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갖고 위험이 산재한 투자 시장에서 성공할 노하우를 전했다. 목소리는 나지막했지만 내용은 논리 정연했고, 무테 안경 너머 눈빛은 냉정했다. 그는 “지금은 잘 보이지 않지만 앞으로 벌어질 흐름을 먼저 파악해 길목을 지키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는 과도한 유동성으로 초래된 투자 열기가 식은 뒤 재테크 겨울이 찾아오면, 지금껏 많이 오른 기술주 대신 전통 산업 관련 주식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호 기자
박천웅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는 과도한 유동성으로 초래된 투자 열기가 식은 뒤 재테크 겨울이 찾아오면, 지금껏 많이 오른 기술주 대신 전통 산업 관련 주식이 유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지호 기자

박 대표는 우리나라 대표 펀드매니저 중 한 명이다. 1988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연구위원을 시작으로 메릴린치자산운용 펀드매니저, 모건스탠리증권 리서치 총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해외사업부 대표,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 법인 최고경영자(CEO) 등을 거쳐 2012년부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대표(3연임)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보험으로 유명한 영국 프루덴셜 금융 그룹의 자산 운용 부문이다. 그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자격인 CFA(국제 재무 분석사) 한국협회장에 지난 7월 재선임되기도 했다.

박 대표는 12월 4~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세텍(3호선 학여울역)에서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2021 대한민국 재테크 박람회'의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강연 제목은 ‘Buy Global(바이 글로벌) : 해외 주식으로 뚫는 코로나 위기’다. 다음은 박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

- 내년 세계경제와 재테크 전략을 요약한다면?

“코로나 백신이 개발된다면 투자 심리가 개선돼 경기 회복과 함께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리플레이션(reflation)’ 국면을 먼저 예상해볼 수 있다. 이미 주가가 오를 대로 오른 ‘팡(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같은 기술주(株)는 하락 조정을 거치겠지만, 오히려 그동안 소외된 전통 굴뚝 산업주가 각광받을 수 있다.”

- 전통 굴뚝 산업주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말하나?

“화학·철강 관련주가 대표적이다. 이런 산업에 쓰이는 철·구리 등 ‘하드 커모더티(hard commodity)’ 관련 원자재주도 눈여겨볼 만하다. ‘소프트 커모더티(soft commodity)’인 농산물도 좋아질 수 있다. 여행 관련 산업도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

- 백신 개발이 여의치 않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가?

“코로나 침체로 진입하는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 하락)’을 예상할 수 있다. 해외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지만 이런 경우 투자가 한곳에 집중되면서 생길 위험을 최대한 분산해야 한다. 투자 이론에 ‘스노 볼링(snow balling)’ 효과라는 게 있다. 작은 눈덩이를 굴려 눈사람을 만들듯 투자도 조금씩 이익을 더해 불려나가야 한다는 뜻이다.”

- 스노볼링 효과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시기와 대상 차원에서 모두 분산 투자를 한 뒤 복리 효과를 누리는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적립식 투자를 통해, 대상 차원에선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다. 2007년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로 대표되는 이머징 자산에 자금이 과도하게 집중된 결과 큰 손실이 발생한 건 대표적 사례다. 특정 시점, 특정 자산에 투자가 몰렸다가 큰 손실이 나는 건 가장 위험한 시나리오다. 손실을 만회하려면 그만큼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위험 분산을 위해 필요한 대책이 또 뭐가 있나?

“최근 급증한 부채를 줄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흔들려 이자율이 7~8%까지 오르는 건 순식간이다. 과연 그런 이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자문해야 한다. 부동산 등 자산 상승에 대한 신화는 영원하지 않다. 1990년 경제활동인구 비율 정점에서 전성기를 맞았던 일본 문명이 이후 내리막길을 탄 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작년 올해가 그 정점이다. 지금까지 돈을 잘 벌었다면 개인의 실력보다는 세대를 잘 타고난 운이었다고 봐야 한다.”

곧 추운 계절이 닥칠 근거를 묻자 박 대표는 휴대폰으로 미국 아마존 주가를 직접 찾아 보여줬다. 그러면서 “차트 분석 차원에서 현재 아마존 주가는 3000달러가 지지선인 쌍봉(雙峰)을 이루고 있다”며 “최근 지지선 근처까지 떨어진 주가가 더 하락하면 매물(賣物)이 갑자기 몰리며 급락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최근 미국 기업들 성과는 나빠지는데 투자만 뜨겁다”며 “6월 하지(夏至)가 지났는데 열기가 7~8월까지 이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국제금융가에선 박 대표처럼 미국 기업의 위험 징후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미국의 저신용 정크본드(투기 등급 회사채)발 경제 위기 가능성은?

“아직 판단하기엔 이르다. 미국의 좀비 기업들이 코로나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크본드 버블 붕괴도 늦춰지고 있다. 유동성 과잉 때문에 위험이 전이되지 않고 위기가 단발성으로 그치고 있다. 터키와 중남미의 경제 위기가 번지지 않은 게 증거다. 미국 중앙은행 연준(Fed)이 자금을 살포해 위기를 막고 있다. 여기엔 아무리 화폐를 찍어도 글로벌 고령화 등에 따른 소비 축소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낮다는 믿음이 깔려 있다. 통화 살포로 시스템 리스크가 이대로 억제된다면 성공이지만, 문제를 덮기만 하다가 곪아 터지면 실패로 끝날 것이다.”

- 중국 투자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나?

“그렇다. 중국은 미국과 경쟁할 만한 IT(정보 기술), 비대면 기업들과 플랫폼을 만들어놨다. 네트워크가 커질수록 그것들을 파괴하기 어렵다. 페이스북의 대항마 텐센트, 구글에 대항하는 바이두가 있다. 아마존에 상응하는 알리바바가 있다. 향후 중국 국가 시스템이 흔들릴지 몰라도 강력한 기업들은 존속할 것이다. 이런 산업에서 다른 소비재 업종에까지 온기가 퍼지는 낙수 효과를 볼 수도 있다.”

- 장기적으로 살아남는 투자 철학이 있다면?

“시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을 놓치지 않으려는 자세다. 7년째 매년 두 차례씩 ‘롱텀 인사이트 포럼’이라는 모임을 회사 내부에서 해오고 있다. 5년 이상 시계로 봤을 때 중요한 이슈들을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들이 발굴해 공유하는 자리다. 포럼 내용은 수소·공유 경제, 바이오 등 다루지 않은 주제가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다. 수준이 조금 낮더라도 주제를 미리 잡을 수 있다.”


원문보기

:https://www.chosun.com/economy/stock-finance/2020/11/04/DVERJ4WJAZBU5ORY6W7M224RKI/



행사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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